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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수리씨

막심 Maxim from Russia.

​​​​​​​​

​나의 열한번째 게스트인 막심Maxim을 시작으로 이제까지 만난 게스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막심 프롬 시베리아.
처음에는 시베리아라는 나라가 있을줄 알았다. 너무 자연스럽게 아임프롬 시베리아 라고 말해서 ㅋㅋ
우리로 치면 아임프롬 수원 정도?
러시아인 막심은 베이징에서 9년째 살고있단다.
생물학을 공부한 선생님이고, 세개의 밴드에서 더블베이스를 연주한다. 영화더빙일도 하고있는 듯.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을 할때 일단 자기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왜 서울에 오고싶었고 왜 나의 집에 묵고싶은지 말해주는 게스트가 나이스 한데, 막심은 더욱 더 자상하게 그것들을 설명해줘서 오기전부터 느낌이 좋았다.

한가지 걱정되었던 것은 밤 열시 사십분 비행기로 인천에 온다고 해서 공항철도는 이미 없고 버스도 아슬아슬한 시간이라.
다행히 열한시 막차를 타고온 막심은 집앞 하이드아웃에서 전화를 했다.
더 늦는줄알고 샤워를 하고 있던 나는 급히 옷을 꿰어 입고 우산을 들고 하이드 아웃으로 갔다.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던 막심과 두팔 벌려 포옹을 하고 인사를 하는데
- 신미, 나 지갑을 잃어버렸어. 택시비도 없어서 초당환 했는데 왠일인지 주머니에 중국돈이 있어서 다 주고 내려버렸어
- 응? 지금 지갑이 없다고?
- 응. 처음엔 당황했는데 지금은 여권이랑 핸드폰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해맑은 막심이어라.
​​
중국공상은행에 전화해서 카드를 정지 시켜야하는데 이노메 은행이 제대로 된 콜센터 정보가 없다. 겨우겨우 정보를 찾아내서 전화를 해서 일단 카드는 정지를 시키고, 당장에 돈이 없는 막심에게 내가 돈을 빌려 쥬겠다고 하자 자기가 바로 송금을 해야지 안그러면 미안해서 돈을 못 받겠단다. 그래서 공상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막심이 중국말은 하는데 한자를 잘 못 읽네; 새벽세시에 둘이 마주앉아 낑낑대다가 낄낄대고 말았다.

결국 막심은 차용증이라도 써야겠다며....


(오밤중에 차용증 쓰는 막심)

첫날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던 막심은 4일을 정말 나이스하게 지냈다. 한국이 정말 어매이징한 곳이라고 말하며.
음악을 좋아하기에 추천해준 홍대 윤석철 트리오 공연도 재미나게 다녀오고. 카페에서 만난 게이친구 얘기도 해주고.

그리고 마지막날 저녁을 함께 하자고 했고 미카엘이 극찬하던 보름달에서 고기싫어하는 식성을 배려하여 오징어볶음과 된장찌개를 먹었다. (여긴 참 정말 한국식당인데 다들 맛있단다)
알고보니 이미 결혼도 했고 이혼도 했던 막심과 결혼에 대해 삶에 대해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프랭크에서 디저트로 케잌을 두조각샀는데 마감이라고 네조각을 줬다. 그걸 냠냠 들고 옥상에서 마지막 밤.
무화과 케잌에 감탄하고 내려와서 내일 여행을 떠나는 나와 내일 여행이 끝나는 막심은 서로 짐정리를 좀 하다가.
굿럭을 빌어주고 사진을 찍고.
막심이 한번 안아봐도 되냐고 해서 허그하는데 코끝이 찡. 사람의 좋은 기운이라는 게 정말 있다.

내 인생 최고의 게스트일것만 같은 가끔 그리운 막심.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집엔 막심의 메세지가.



지갑과 돈을 잃어버리고 나니. 인생에 중요한게 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카르마를 믿는다는 막심과 함께 보낸 4일이 오래오래 생각날것 같다.

Best wish for your life Maxim.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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