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x청춘은 아침시간이 일찌감치 매진이라
고속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향한다.
조금은 쓸쓸해져 버린 닭갈비 골목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배빵빵하게 먹고 원래는.
가려고 했던 상상마당의 HAVE A NICE DAY 공연을 보러 상상마당.
(버스타고 춘천가는길. 애인은 기절중)
(사실 맛이 없을수가 없는 닭갈비와 막국수. 이둘은 영영셋트인듯)
옆에 돗자리라도 깔고 도둑 음악감상을 할까 싶었는데 상상마당의 여기저기를 다 막아놓아 안되겠다 싶어 공지천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공지천 근처에는 자전거 대여를 해주는 곳이 꽤 많은데 그중 한곳을 골라 하루종일 자잔거 대여를 한다.
하루 만원에 상태가 그럭저럭 괜찮은 철티비 자전거 ㅋ 를 대여할수 있었다.
(공지천공원에서. 어린시절 오리배타던 유원지가 생각나서 신이 났다.
저 오리배들 있는 쪽 길에 자전거 대여해주는 곳이 있다.)
의암호를 한바퀴 다 돌 생각은 없었는데
생각보다 길이 너무 예쁘고 날씨는 너무 좋고 바람은 산들산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한강에 비하면 없다시피해서 쭉쭉 달린다.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라 엉덩이가 아프다고 소리치는데
그래도 그림같은 풍경이 페달질하는 발끝에 힘을 실어준다.
의암호 자전거길이 참 좋았던게
나무길도 있고 시골길도 있고 커브구간도 있고
살짝의 오르막 내리막도 있고 도로변도 있어서
지루할틈 없이 스펙타클하다는 거였는데
자전거를 오랜만에 타는 애인은 몇번의 오르막 내리막 이후 기운을 잃어서ㅎ
애니매이션 박물관 앞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공놀이 하는 꼬마들과 비누방울 놀이하는 가족들로 화기애애 하던
그 잔디밭에서는 이게 어느나라 하늘이냐 싶은 예쁜하늘과
다시는 이런 춘천을 못볼거다 싶은 입벌어지는 강뷰가....
꽁냥대며 낮잠을 잔 그 시간이 영영 안끝났으면 했다.
(잔디밭에서 꽁냥대기)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나서 다시 자전거를 타려니 엉덩이는 소리를 지르고ㅎ
그래도 이 자전거 코스라는게 뒤로가나 앞으로 가나
거리는 매한가지니까. 별수 있나. 밟는수 밖에.
그 와중에도 해가 뉘엇뉘엇 하는 풍경은 기가 막히고. 의암댐에 도착했다.
이쯤되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게
몇 년전인가 한참 자전거탈때 춘천까지 온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의암댐에서 풍경에 감탄하고
춘천들어가는 길목에서 오르막길 가다 죽을뻔 했었는데 ㅋㅋㅋㅋ
다행히 자전거길이 다 정비되어 로드킬의 위험은; 없었고
가을의 초입에서 의암댐에서 보는 풍경은 소름돋게 아름다웠다.
(아....아름답잖아!)
경사를 한발한발 밟아가는길.
몇 년 전 이길은 회사친구들과 함께였고
그때 함께했던 ㅈㅁ은 오르막길 내리막길 노래를 경사에 미쳐서 불렀었더랬다.
이번에 함께하는 내 애인은 초반 안장높이조절의 실패로ㅋ
다풀린 허벅지를 달래며 나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거친숨소리와 간간히 신음소리만 ㅋㅋ
해가 거의 넘어가고 상상마당 근처에 와서 또 보는 강가. 아름답다.
다시는 이보다 좋은 춘천은 없을거라고 얘기하며 출발한 그곳으로 돌아온다.
이 여름의 끝. 아니 벌써.
가을의 문턱에서
이 세상이 아닌듯 좋았던 춘천행이었다.
가을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자전거 좀 탄다면 추천 백만번!
(의암호를 한바퀴 도는 코스. 30키로 정도 된다.)
마지막으로 눈부셨던 가을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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