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태국여행의 시작은 카오산과 함께)
퇴사를 맞이하여 길리를 갈까 따오를 갈까 피피를 갈까 백번 고민하다가,
출발 이틀전이 되었고..... 그나마 싼 표는 따오 밖에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남편은 꼬따오가 히피새끼들의 주거지라고 싫어할 것 같은데, 꼬따오는 참 좋았다.
(8시간 타야하는 버스)
(한시간 정도 타야하는 배를 타러 가는길. 촘폰 선착장)
(롬프라야 버스가 들르는 휴게소. 핡 국수 맛있다.)
6시간의 비행, 8시간의 버스와 한시간의 배.
그리고 더운날씨와 무한기다림.
으아 난 이제 여행을 즐기기에는 너무 늙었나봐 자괴감을 느끼며 도착한 꼬따오는 그럼에도.
여행을 사랑하고 즉흥이 주는 행운들을 즐기는 나의 예전모습을 다시 찾게 해주었다.
라고 하니 겁나 거창하지만ㅋㅋㅋㅋ
(싸이리 빌리지. 아시아다이버스와 맛난 오리국수 집이 있음)
근자의 여행은 대부분이 남편과 함께 또는 ㅇㄹ과 함께 또는 다이빙투어여서
아 내가 여행을 이렇게 다녔었지를 잊고 살았다.
(요가수업 합니다!! 라는 광고를 보고 찾아간 요가. 은혜로웠음)
은혜로웠던 첫날의 요가수업과 나이스했던 다이빙버디들과. 영혼의 태국국수들과.
가장 좋았던건 둘째날 혼자 갔던 싸이느엉 비치였다.
팡안의 엄청난 경사에서도 스쿠터를 탔었는데
따오의 비포장길들+언덕콤보를 보고는 이러다가 아무도 모르는데서 비명횡사하겠구나 싶어서
럭셔리하게 혼자 보트를 빌려 비치로 갔다.
자리를 깔고 누우니 때마침 비가온다.
바닥에서는 비맞은 개미들이 놀라 내 살을 뜯기 시작했지만 해변에 누워 비를 맞는 마음이 참 좋았다.
어느새 옆에 자리를 잡은 독일남자애랑 수다를 떨다가, 너 이제 뭐할거니? 라는 질문에
(휴 난 남편이 있어서 말야) 요가하고 숙소갈거야. 라고 말하고.
결혼을 하니 혼자 여행의 재미가 한참 줄어든다.........
(자그마하고 한적했던 싸이느엉 비치)
(비밀스러움 까지 느껴지는 해변)
(비온후 누워 보는 하늘이란.)
매핫을 향해 걸어가는데 와 해변의 방갈로는 어찌나 좋은지
이 해먹에 누워 한달만 딱 허송세월하고싶다.
그리고 이어지는 산길.
산길은 그늘이라 내 쪼리 신은 발만 아니면 참 좋았는데. 비밀의 왕국 같았는데.
(싸이느엉에서 매핫으로 가는길. 이때까진 좋았지...)
큰길가로 나오자 엄청난 언덕에 뙤약볕이 이건 흡사
제주도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거대한 언덕을 넘었는데 앞에 또 내리막길 오르막길을 발견한 기분.
거길 땀을 뻘뻘 흘리며 걷고 있자니 나를 불쌍히 여긴 근처 리조트 직원들이 타란다.
살았다 ㅎ
지옥같은 언덕을 넘어 내려줘서 땡큐 복받을 거야를 연발하며 매핫타운을 향해 걸어가려는데
또 다른 차가 매핫가냐며 타란다.
아 이 혼자여행의 행운이란.
미얀마에서 왔다는 드리이버 동생과 담소를 나누며 매핫까지 가는데 웃음이 실실나왔다.
오랜만에 찾은 여행이 너무나 기뻐서.
(차를 얻어타고 가는길. 이맛에 여행했었지!!)
다이빙식구들이 있다는 싸이리코티지로 가는길.
석양은 아름답고. 아직은 더 놀아도 되겠다.
이런 행운들에 둔감해지고 덥고 지쳐 짜증만 내는 할마씨가 되기전에 더더더더 놀아야지 다짐하며.
오픈워터교육생들과 밥먹으며 수다를 떨고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과도 난 잘하니까.
새회사에 가서도 나는 잘할수있다고 용기도 얻고.
(매핫타운의 쥬스집. 동남아의 과일쥬스는 언제나 정답.)
(싸이리비치. 여기도 수건한장깔고 드러누워 책읽기 딱좋다.)
다이빙은 총 4회만..... 했다......
스아실 다이빙만이 목적이었다면 필리핀으로 갔을거고.
오랜만에 다이빙 하려니 몸이 힘들기도 했고,
혼자 딩가딩가 놀고 싶기도 했고.
다이빙은 아시아다이버스. 를 통해 했는데 예약하려면 스쿠바정션에 예약을 하는중에
인터넷이 안되어서; 때마침 선착장에 나와있던 아시아다이버스 차를 타고 싸이리로 오게되어
아시아다이버스에서 다이빙을 했다는.....
교육다이빙과 펀다이빙은 나눠서 진행하는 것 같았고.
버디도 함께 다이빙했던 친구들도 참 좋았다.
네번의 다이빙중에 세번을 촘폰에서 했는데
양탄자같이 깔린 말미잘군락이 아름다웠다.
따오의 수중환경이 맛이 갈대로 갔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그저 물속에 있는게 좋은 나로서는 뭐 아름답기만 하던데!
심지어 고오래 상어도 봤다. (웰샥웰샥!!)
몰디브에서는 장비를 입기도 전에 고래상어 출몰해서 그냥 수면에서 바라만 보았는데
이번에는 다이빙중에!!!!
(아름다운 자태. 도망도 안가더라)
(고래상어 봤어요!!!)
사실 따오는 다이빙섬이고, 여기있는 강사들은 다이빙도 지겹게 할거고
고래상어를 처음보는 것도 아닐텐데
고래상어를 보고 돌아오는길 서로 웨일샥봤어? 나 봤다~
진짜? 아이고 부러워.
한국인이고 외국인이고 이런대화를 나누는데 다이빙을 향한 그 순수한 사랑들에 슬몃 웃음이 났다.
(돌아가는길.)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하기전에는 꼭 길~게 여행을 가야지.
바라고 바래 왔는데 이래저래 일정이 꼬이기도 했고.
남편없이 혼자 하는 여행이 오랜만에 너무 즐겁기도 했지만,
남편이 너무 보고싶어서 밤마다 눈물이 쏙 나는 바람에ㅎㅎㅎㅎ
돌아가는 길도 아쉬움 반 안도감 반.
그래도 꼭 다시 오고싶다.
다음에 온다면 숨어있는 비치의 방갈로에서 몇일을 아무것도 안하고
또 몇일은 사우스웨스트를 포함 다이빙을 할거고
오리국수도 매일 먹을거고
이번에 못가본 쏨땀집도 가야지!
다시. 배를 한시간반타고, 한시간을 촘폰피어에서 대기하고,
일곱시간을 버스를 타고 도착한 카오산.
음. 다음에는 꼭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는걸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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