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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로그북

하찮은 마음.

내 마음이 하찮다.

이별을 말하고 겨우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에게 동정과 연민과 위로의 마음, 그리고 동시에

조금의 짜증이 나는 나는 하찮은 마음으로 그 사람을 사랑한걸까.


그건 분명 아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그에게도 정리할 시간을 주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그 시간마저 주기를 거부하는 나의 이 마음은 뭔가.

헤어진 후 이틀의 시간이 죽을것처럼 아파서?

이 답도 없는 사랑에서 벗어난 해방감이 더 커서?

모르겠다.


나는 죽을것처럼 슬프다.

그 사람이 륙이 야야하자. 하는 소리는 다시는 들을수가 없어서,

부엌에서 밥을 하는 나를 뒤에서 통통 하면서 만지는 손을 느낄수가 없어서,

한번도 빼놓지 않고 자는 나에게 뽀뽀하고 집을 나서는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나는 정말정말 슬프다.

다시 또 사랑은 하겠지만, 이 사람이 아니어서

이 사람과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모두 끝이어서 심장이 뻑적지근하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건 정말이지 내 잘못이 아니다.

그 사람은 나를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할 사랑이다.

그런데 나에게 지금 이러는건 좀 내가 화를 내도 되는거 아닌가.


사랑이 참 하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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