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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2010.Spain

스페인 - Granada.두번째 이야기


알함브라 없이 그라나다를 생각할 수 없다.
지난 밤, 알바이신에서 바라본 알함브라의 야경에 폭 빠졌던터라
아침일찍 일어나 알함브라로 향했다.
내가 묵었던 호스텔에서 알함브라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
사람이 별로 없는 알함브라의 뒷산길로 돌아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요리조리 지도를 들여다 보며,
올커니 여기로구나. 흠 들어가는 입구부터 신비로운걸. 이라고 지껄이며...ㅋ




한참 언덕길을 올라가서 만나게된 반가운 펭귄 열마리 >< 꺅
눈이 땡그란 초록펭귄과 보라펭귄이 나를 반긴다.



그리운 알바이신, 사크라몬테지구.



그러나...
20여분을 걸었음에도 알함브라는 나올생각을 하지 않고
머리 위 산 위에 알함브라도 더이상 보이지 않고 되고
길에는 아무도 없고 게다가..
산길이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길을 잘못든것-_-
뭐 괜찮아. 나는 펭귄 열마리를 만났잖아 ㅡㅜ

해는 이미 머리꼭대기에 오를락말락.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신비로운 길이라 감탄했던 바로 90도 옆으로 난 길이 알함브라 가는 길!
성벽을 돌아가는 산길이라 그런지 여기에도 역시 사람은 없었고,
나는 노래를 크~게 부르며 산길을 올라간다.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나게 되는 풍경.
성벽에 나무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표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있었고,
나는 스페인의 명물 칼리포 라임맛을 쪽쪽 빨며 그 대열에 합류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칼리포는 스페인의 명물이 아니라 전 유럽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인듯;)

표를 받고 들어가려는데
안내원이 설명해 주기를, 입장권에 시간이 씌여있고 그 시간 이후로는 입장이 안 된단다.
관광객이 많아 시간당 들어가는 사람 수를 관리하고 있었다.

알함브라의 아름다운 정원을 거니는 커플의 모습. 도촬 미얀해요;



창문 밖 알바이신이 너무도 아름다웠으나...
더 이상 담아내지 못한건, 내 문제일까 로모님의 문제일까;



사진이야 그러던 말던
마음으로 굽어보는 여행자.



그리고 알함브라의 역사만큼 긴 시간,
성벽을 올랐을 담쟁이.



사실 알함브라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 이었는데,
워낙 여행에서 유적지는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기도 하고,
더 큰 이유는, 가이드북도 뭐도 없었고,
뭐...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다녀온 알함브라는 알함브라의 3분의 1정도-_-
나머지 3분의 2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날 둘러보기로 하고,
다시 성 뒷길을 돌아 내려왔다.

점심시간!!
호스텔근처의 광장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메뉴 델 디아(오늘의 메뉴)를 먹고자 내건 간판을 보고 들어갔는데,
뭔 표식도 없이 은근히 식당별 경계가 나뉘어 있던 이곳 노천레스토랑에서
내가 앉은 자리가 공교롭게도 메뉴델디아 가 없는 식당의 자리였다;
나중에 보니 의자가 다르긴 하더라만-_-
덕분에 이름모를,
돼지내장과 헤이즐넛이 들어간... 마치 우리나라 돼지국밥을 먹는 느낌의 수프에
빵을 찍어먹었다.
(나름 유명한 스페인음식인 것 같은데 여지껏 이름도 모르겠다.)

안달루시아의 햇빛과 함께 느긋이 점심을 즐기는 사람들.



점심을 먹으며,
다음 목적지를 세비아 로 정하고 발을 옮긴다.

볼 때마다 행복한 그라나다의 골목골목.
여기서 살고 싶습니다ㅡㅜ



그라나다에서, 나의 마지막(!) 식사를 책임진 레스토랑의 메뉴판.
(이때까지는 마지막인줄..)



사람이 있어, 사람때문에 행복했던 그라나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