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celona, SPAIN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이 아니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바르셀로나의 지역적, 문화적 특징들이 스페인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의미였는데 스페인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콩닥, 꼭 가보고 싶은 도시였다. 스페인의 수도는 마드리드 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마드리드보다 더 감명을 받고 돌아온다는 그 곳. 바르셀로나를 향해 가자. |
아무 준비도 없이 비행기표 두장 달랑 들고 떠나온 여행.
앞뒤로 주말이 붙은 긴 휴가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야근,야근,야근...(직장인ㅡㅜ)
출발하는 날도 결국 비행기시간 세 시간 전에야 겨우 공항에 도착했다.
터키항공을 이용하여 유럽여행을 할 경우
비행기가 밤 12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하루를 아낄 수 있다.
눈치보며 휴가를 내어 여행을 하는(슬퍼 흙)
직장인들이나 하루가 아쉬운 사람이라면 이용할 만 하다.
유럽여행을 떠나는 후배와 비행기시간이 비슷하여
수속을 마치고 수다를 떨다가 이를 닦고 비행기에 타겠다고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데
왠 공항청년이 화장실에서 나를 찾아서는
나 때문에 비행기가 출발을 못 한다며 빨리 뛰어야 한단다.
출발시간은 아직 30분 전인데...
영문도 모르고 그 큰 인천공항을 오밤중에(!) 전력질주 해야했다.
나중에 물으니 밤 비행기는 탑승도 빠르고, 승객들이 다 들어오면 조금 빨리 출발한다는...
당시에는 미안하고 창피한 마음이었는데
지나와 생각하니, 그래도 그렇지 시간도 남았는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승객을 오밤중 전력질주 하게 만들다니-_-
12시간 비행을 하여 터키-이스탄불공항에 도착했다.
2시간 후에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어딜가나 있는 스딸벅스에서 커피를 홀짝거리며 멍을 때린다.
(정말 어딜가나 있다 지독한 놈들;)
바르셀로나 라는 글씨에 또 한번 두근두근.
밖에 보이는 버스를 타고 비행기까지 간다.
드디어 도착한 바르셀로나 30도를 넘는 무시무시한 온도와는 다르게
후텁지근한 우리나라보다는 상콤한 느낌의 날씨이다. (7월 중순)
가이드북 없어, 노트북 없어, 예약 없어, 아이폰 갤럭시S 따위도 없었던 나는
인포메이션에서 호스텔리스트가 적인 종이 한장을 달랑 받아
까딸루냐광장으로 가기위해 A1버스를 탄다.(A1이었나;)
버스는 5.5유로 티켓을 구입해서 이용할 수 있고,
공항이 시내와 별로 떨어져 있지 않은지 출발했나 싶게
바르셀로나 도심을 지나고 있다.
까딸루냐 광장으로 목적지를 잡은것은 순전히 인포메이션에서 준 리스트가
람블라 거리에 있는 호스텔의 리스트 였기 때문;
까딸루냐 광장에 도착해서 람블라 거리로 방향을 돌려 걸으며
지도에 표시된 호스텔들을 하나씩 직접 찾아가볼 생각 이었다.
정오가 되지 않은 시간이라 람블라거리는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거리의 행위예술가들,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 사이를
느긋하게 걸으면서 이제야 드디어, 내가 여행을 왔구나 실감을 한다.
그 행복했던 실감도 잠시,
찾아가는 호스텔마다 빈 방이 없다는 소리를 들으며
바르셀로나의 뜨거운 햇빛속을 트렁크 질질 끌고 걸으려니
처량하기가 그지 없다.ㅠ
안되겠다 싶어 공중전화에서 무작정 리스트에 있는 호스텔로 전화를 건다.
에스빠뇰 말고 엥글레스 도 통하기를 바라며...
그런데 젠장.
공중전화를 어찌사용하는지도 모르겠고 왠지 내가 골라 전화하는 전화기들은
어딘가 맛탱이가 가있어 값비싼 내 유로만 꾸역꾸역 쳐먹고 있다ㅠ
장장 6번의 도전만에 전화성공.
스페인 공중전화 이용법 :
1. 수화기를 든다. 삐소리를 확인한다.
2. 동전을 넣고 옆에 버튼을 눌러 동전이 기계안으로 들어가게 한다.
3. 전화를 하는데, 당연히 지역번호는 빼고...(같은지역이라면)
지역번호를 제외한 번호는 9자리이다.
이렇게 보니 쉬운데 막상 전화를 하려면 왠갖 사용방법들이 잔뜩 붙어 있어서
이건가 저건가 당황하게 된다.
다 무시하고 지깟게 전화기지.. 한국에서 하던 방법대로 사용하면 된다. (돈넣고 버튼 누르는것은 다르나.)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도 공중전화를 사용한지 오래되었구나!!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호스텔은
'Alberg PALAU' 라는 곳으로 (듣보잡;)
1층에 문을열고 들어가니 정말 아무것도 없이 공사중이어서 당황했던 곳이다.
호스텔인 3층을 제외하고는 가정집이었던듯.
1층은 스산하고, 3층까지 엘리베이터도 없어 2층 중간쯤에서는
내가 과연 맞는곳으로 가고있는가 회의가 들지만
막상 호스텔은 그런데로 깨끗했고 무엇보다
방마다 발코니가 있어서 좋았다.(흡연자의 로망)
아무리 주말이었어도 이처럼 빈방이 없었던 이유는
그 다음날이 바로바로바로 스페인이 경기하는 월드컵결승의 날이었기 때문.
해변가 쪽으로 쭉 따라 걸어가니
Port Vell. 요트들이 두둥실 떠있는 바다가 나온다.
바르셀로네타 비치(Barceloneta) 가 있는 쪽으로 걸어다가보면 만날 수 있는 풍경.
잔디밭이면 어디든 누워.
게다가 웃통을 벗고(!) 햇빛을 쬐는 사람들.
자전거도 물론 웃통을 벗고(!)
어찌나 다들 훈남 훈녀들이신지 흐뭇하다(-_-)
지나가던 사람들,
걸어가며 춤을 춘다.:)
거리의 악사 둘이 노래를 끝내고 땡큐!
하니 잔디밭, 도로 여기저기에서 땡큐! 로 응대하는 사람들 ㅎ
좀 더 걸어 바르셀로네타 비치로 갔다.
(지도가 없었기에 알고 간 것은 아니나, 잔뜩 젖은 사람들이
왠 골목 구석에서 걸어들 나오길래 쫓아가 보았다)
외국의 바다는 모두 한적한 줄 알았는데
마치 우리나라 해운대를 연상시키는(ㅋ) 바르셀로네타!
사람 참 많기도 하다 ㅎ
복작복작 시끌시끌 So SPAIN :)
(미얀; 언니를 노리고 찍은사진은 아니었어요 ㅋ)
보행로 옆에는
모래성으로 사그리다 파밀리아 쌓기 (으잌)!!
바르셀로나는 너나나나 다 가우디인지
왠 모래성에 폭포수가 흐르고 ㅎ
감탄했다면 앞에 상자에 돈을 넣으시라!
바르셀로네타는 바르셀로나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곳.
낮에가면 낮에 가는대로, 밤에가면 밤에 가는대로
매력이 넘친다.
스페인이 우승한 날 밤에는
사람들이 대거 어두침침한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고,(게다 누드!)
마지막날 밤,
밤중에 혼자 해변에 앉아서 청승을 떨고 있으려니,
같이 파티를 하자며 나를 자기들 무리로 끌어들였다.
(거의 해운대 헌팅 수준;)
남미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my Last day in Barcelona 라고 하자 굳바이파티라며
SALUD을 외쳐준 그들!
그리운 바르셀로네타...
(그치만, 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다행이었지, 여자혼자라면 조심하세효)
해변을 따라서 Hot한 클럽들도 많단다.
밤이든, 낮이든 강추.(클럽말고 해변ㅎ)
그리고 람블라거리로 돌아오는 길.
7월의 스페인은 밤9시가 다 되어도 해가 쨍 하다.
요기 발코니와 조기 발코니에서 사람들이 나와 길을 사이에 두고
수다를 마구마구 떠는 바르셀로나의 골목길 :)
참고. 람블라거리(plaza Cataluna) 와 바르셀로네타를 잇는 버스도 많고 메트로도 있다.
걷는다면 30분정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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