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반에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덜더 울때 자전거를 타겠다는 일념하에. 어제 손빨래로 빨아놓은 빨래가 아침이슬맞고 더 젖어 있어서 충격. 건조기가 있길래 좀 쓰려고했는데 전기가나갔.... 순간 내가 건조기코드를 잘못꽂아서 나갔나도 싶고 읭? 그런게 꽂는순간부터도 안됐으니 내탓은 아닌거 같고 암튼 화장실도 샤워실도 다 불이 안 들어왔는데 게스트들이 착하게도? 다 군말없이 씻고 아침을 먹었다ㅋ
아침은 셀프계란후라이와 수제식빵과 씨리얼. 맛있었다. 공복이 12시간이라그 런가.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서 모슬포쪽으로 갔다.
해안도로를 타고 싶기도 했고 어제 셀프수리한 자전거 점검도 받을겸. 너무 이른 시간이라 8 시반 자전거가게 열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했는데 다행히 칠성자전거 가 열었다. 일단 내가 어제한 셀프수리는 완벽했는데 아침에 일어났을때 타이어 바람이 빠져있었다 말씀드리니 튜브꺼내서 펑크난데 있나 확인해 주셨다. 어제 망가진 튜브도 고치고.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셔서 기분좋게 자전거가게를 나왔는데 그 사장님을 이날 하루 세 번 보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ㅠ
(모슬포에 있는 칠성자전거, 맞은편에 삼천리자전거도 있다.)
바람 빵빵넣은 자전거로 씽씽.
송악산쪽 가는 해안도로는 진짜 진짜 좋았다. 송악산가는 마지막이 깔딱고개이긴했지만 진짜 좌우로 풍경 구경하느라 정신없었다.
(제주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때, 오른쪽은 바다 왼쪽은 산과 들이 황홀하게 펼쳐진다.)
깔딱고개 지나니 송악산 주차장까지 완전 내리막길. 아 이게 제주 자전거 여행이구나 하면서 씽씽. 그런데 송악산 자나니까 뭔가 자전거가 이상하다. 멈춰서 보니 바퀴에 바람이 빠졌는데! 아침같은 문제인가싶어서 일단 바람을 더 넣고 다시 달려본다. 그런데 얼마못가 또 바퀴가 털털거린다ㅠ 펑크다.
아 출발한지 24시간도 안되 두번째 펑크라니ㅠ 프로샵에서는 아까 그 자전거가게로 돌아가던지 출장을 부르라고하고!! 당황해봐야 답도없고 칠성자전거에 전화를 건다.(이 곤경의 순간 잠시라도 함께 있어주고 걱정해준 여행자들에게 감사♥)
다행히 칠성자전거에서 출장을 나와주셨고 원인은 알수없는 펑크를 펑크패치로 떼워주셨다. 기운내자! 하고 송악산에서 양갱과 커피를 섭취하고 다시 길을떠났는데 한십분왔나? 슈슈슉 소리가나더니 바람이 빠진다. ㅎㅏ 진짜 기네스북에 올려도 좋을 출발24시간만에 세번의 펑크. 포기하고싶었다. 프로샵에 전화해서 자전거가 잘못된거 아니냐며 화도내보고 프로샵에서는 고친사람이 잘못 고친것 같다는 얼척없는 대답을; 뭐 지금 생각하면 제주시부터 올수도 없었을거고 그런데 당시에는 진짜 화가났다. 어쨋든 그런데 답이없다. 그만두거나 고치고 다시 출발 해보거나. 잠시 고민을 하다 칠성자전거에 다시 연락을 했고 아저씨도 당황하면서 자전거방 20년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ㅋ ㅎㅏㅠ 아무래도 튜브가 삭은거 같아서 아예 튜브를 갈아달라 했다. 자전거는 어찌저찌 고쳐졌으나 내 멘탈은 데미지가 심해서 작은턱 하나 넘을때도 터질까 전전긍긍.
(세번의 자전거 펑크 후 멘탈붕괴의 사진 ㅋ)
겨우 멘탈을 긁어모아 한번만 더 펑크나면 그만두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는데 산방산을 향해가니 몸이 힘들ㅠ 산방산향해 가는 길부터 계속 오르막 진짜 지옥의 코스여서 중간에 국수집에서 국수 흡입. 나같은 사람이 많은지 자전거 타시는 분이 두분 더 계셨다ㅋ 밥먹고 나와서 서로 화이팅 하고 다시 출발.
아 청산 성게국수에는 역시 가게 이름에 적힌 성게국수를 먹으러 들어갔는데 사장님께서 젊은 사람들 입맛에는 고기국수가 나을거라고 추천해 주셔서 걍 고기국수를 먹었다. 짧잘하고 걸쭉하고 고기냄새 안 나고, 든든하니 맛있었다. 특히 같이 나온 열무김치도 진짜 맛있었고!!
(산방산 지나 화순삼거리 가는 길 오르막에 욕나올쯤 보이는 청산 성게국수)
화순삼거리 지나고 계속 오르막. 욕하다 내려서 끌다. 중문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더 힘들거 같아서 일주도로를 타는데 여긴 읍내라 도저히 자전거를 탈수가 없다. 결국 컨벤션션터쯤 다시 빠져서 가는데 역시 욕이 목구멍까지. 실은 좀 했다 욕.
죽을듯한 큰 언덕을 하나넘고 목이 너무 말라 왼쪽 길로 빠졌더니 7코스 종점이란다. 동네에서 운영한다는 카페가 하나있어 좀쉬었는데 거기 콩국수가 진짜 맛있나 보았다. 식사하시던 어르신들이 투썸스업 하는걸 보았다.
(올레 7코스 월평 달마루집. 커피는 3천원 정도)
기운내서 출발. 가슴아픈 강정을지나. 진짜 도시여서 자전거타기 별로였던 서귀포시내를 지나 쇠소깍 까지.
산방산에서 쇠소깍까지는 그냥 음.....그냥 그런길 이라면 다시는 일주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ㅠ 원래 목표는 표선이었는데 도저히 못 갈거같아 남원에 있는 달빛정원 에 전화를 해서 빈방을 알아보고 다시 길을 떠난다. 쇠소깍 이후로는 위미마을 도 예뻤고 태흥도 예뻤고 마음이 좀 넉넉해지고 멘탈도 회복됐다.
(위미마을 지나는 길)
도착한 달빛정원은 정갈하고 깨끗했으며 서울에서 내려오셨다는 주인엄마도 참 좋았다. 강아지 두마리도 너무 순했고. 다음에 제주에 와도 또 올 것 같다. 해 지기전에 저녁을 먹으러 어부해녀 어짜고 식당을 가는데 남태 해안로가 진짜 절경이다. 그리고 성게비빔밥과 밑반찬들이 꿀맛. 혼자 자전거탄다는 나를 걱정해주시고 밥도 많이 먹으라 해주셨다.
(달빛정원 에서 식당 찾아 가는 길. 멀리 보이는 남태해안)
(달빛정원 근처 남태해안로에 위치한 어부와 해녀마을. 성게비빔밥은 만원)
(아름다운 제주 남쪽 바다의 해질녁 풍경)
(달빛정원 게스트 하우스에서 기르는 강아지 엄마 ㅋ 엄청 순하고 예쁘다)
오늘도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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