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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로그북

도망쳐.

나는 어릴때 못하는게 없었다. 단 한가지 있다면 달리기. 달리기에서 꼴등하는게 너무 싫어서 운동회전날은 계단에 올라가 여기서 뛰어내려서 다리가 부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몇년전에 미국창고 프로젝트를 했는데 새벽마다 걸려오는 전화에 내마음같이 되지 않는일에 길을 걷다가 문득 차에 치여서 병원에 입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ㅇ부장새끼와 얘기가 길어져서 점심을 먹으러 늦게나와 부랴부랴 애들이 모여있는 식당으로 걸어가는데 골목에서 차 한대가 쑥. 나왔다. 아, 치였으면 좋았을걸 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서러웠다.

다행인것은 그 어떤 시간도 공평하게 흘러가고 인간은 또 매우 쉽게 잊는 동물이라는거다.

사는 행복이 멀리있지 않은데 요즘 나는 참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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